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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징역형 선고율 1.7배 상승
2018~2022년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분석
2024.04.18

최근 1년 사이 ’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협박 사건’, ‘압구정역 롤스로이스 차량 돌진 사건’처럼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마약 관련 강력 범죄 소식이 유독 잦았다. 대한민국이 더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님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 사건들이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마약류사범이 10만 명당 20명 미만(인구 대비 0.02%)일 때 마약 청정국으로 지정하는데, 우리나라는 2016년 25.2명으로 기준을 진작에 넘었고, 2022년에는 35.6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것은 검거된 인원만 집계한 숫자다. 암수범죄인 마약범죄 특성상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인원이 훨씬 많다는 게 중론이다. 2023년 KBS에서 인구구성비에 따른 비례할당 표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조사에 따르면 응답인원의 3.2%가 ‘본인이 마약을 해봤다’고 답했고, ‘가족이나 친척, 지인이 마약을 경험했다고 듣거나 본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0%가 넘는다.

 

사안의 심각성은 관계기관도 잘 알고 있다. 지난해에는 검·경·관세청 등 840명으로 구성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기도 했고, 올해 식약청은 마약류 온라인 불법유통을 감시하는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병무청은 올 하반기부터 입영대상자 전원을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지난 2024년 3월 26일 제130차 전체회의를 열어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수수 유형을 신설하고, 권고 형량범위를 상향했다. 또한 마약 대량범에 대한 양형도 강화했다.

 

그렇다면 마약류사범 판결 데이터를 통해서도 이런 사회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대검찰청이 매해 발표하는 <마약류 범죄백서>를 살펴보고, 엘박스 법률분석팀과 함께 판례 분석을 진행했다.

 

 

Q.마약류사범, 얼마나 늘었나?
A. 전체 검거 인원 최근 5년간 약 1.5배 상승

대검찰청의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에 마약·향정·대마 구분할 것 없이 전체 마약류사범 건수가 대폭 상승했다. 마약 사건은 약 1.7배, 향정 사건은 약 1.3배, 대마 사건은 약 2.5배 상승했다.

 

주목해 볼 점은 대마 사건의 비율 상승과 향정 사건의 비율 하락이다. 전체 마약류사범 건수가 늘어나는 동안에 마약 사건은 10% 초반대를 유지했지만, 대마 사건 비율은 12.2%에서 20.7%로 늘고, 향정 사건 비율은 76.2%에서 65.4%로 줄었다.

몇 해 전부터 병·의원을 통한 유명인들의 향정신성 의약품 불법 처방 사건이 꾸준히 보도되고, 2021년 10월과 2023년 5월에 식약처가 마약류 진통제 오남용 조치 기준에 비해 초과 처방을 내린 의사들에게 서면 통지를 보내는 ‘사전 알리미’ 제도를 운용하면서 향정 사건의 상승폭을 비교적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마 사건은 미국 일부 주, 캐나다 등의 대마 합법화 추세에 따라 여행자, 유학생 등이 대마 관련 제품 등을 밀수하거나 흡연하는 사례가 증가하였고, 이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상승폭이 크게 늘었다.

 

Q. 어느 연령대에서 늘었나?
A. 10대 2.3배 증가, 20대 1.8배 증가

최근 5년간 마약류사범의 연령 통계 그래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연령대는 20대이다. 2018년에는 전체 검거인원의 16.8%만을 차지해 30대, 40대, 50대에 이어 네 번째 비중을 차지했는데, 2022년에는 31.6%까지 치솟으며 가장 많은 사건수를 기록한 연령이 되었다. 2018년 검거된 20대 마약류사범수는 2,118명이었는데, 2022년은 5,804명에 육박한다.

30대 역시 2019년부터는 매해 4,000명 이상의 검거인원을 기록 중으로 2022년 기준, 전체 마약류사범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57.1%나 된다.

전체 인원수는 적지만, 상승률에 주목해 보면 19세 이하 10대의 범죄 현황도 심상치 않다. 2018년 143명으로 1.1%만을 차지했던 10대 비율은 2022년 481명으로 2.6%까지 상승했다. SNS나 다크웹을 통해 거래하며 비대면으로 마약을 전달하는 소위 ‘던지기 수법’이 퍼져 나가면서 청소년층에서 마약을 구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된 결과로 보인다.
 

 

 

Q. 판결 경향은 어떻게 변했나?
A. 마약 징역형 선고율 1.7배 상승

대검찰청은 마약류사범을 마약·향정·대마로 구분해 관리하는데, 선고형 비율은 범죄 종류별로 상당히 다른 결과를 보인다. 최근 5년간 평균 징역형 비율을 보면 마약사범은 37.2%, 향정사범은 55.1%, 대마사범은 24.3%였다. 집행유예형 비율을 보면 마약 48.9%, 향정 37.5%, 대마 68.9%였다.

 

가장 먼저 눈여겨 볼 부분은 마약사범 징역형 비율의 추세다. 2018년 27.3%였던 징역형 비율이 꾸준히 우상향하며 2022년에는 47.4%로 약 1.7배 상승했다. 마약사범에 대한 재판부의 처벌 기준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징역형 가운데 2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은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2년 기준으로 향정사범은 전체마약류사범의 66%를 차지할 정도로 사건수가 많다. 가장 많이 벌어지는 범죄 유형이고, 징역형 비율도 가장 높다. 최근 미세하게 집행유예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징역형 비율이 50% 이하로 내려온 적이 없을 정도다. 실형기간별 통계를 보면 과반 이상이 2년 미만 선고를 받아서 마약사범에 비하면 평균 실형기간이 짧다. 다시 말해 향정사범은 마약사범에 비해 집행유예를 받을 확률은 낮고, 실형기간이 짧더라도 징역형을 선고받을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대마사범의 경우는 집행유예형 비율이 평균 68.9%로 마약·향정에 비해 매우 높다. 미국 20여 개 주를 비롯해 캐나다,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을 정도로 ‘비교적 가벼운 입문용 마약류’로 취급되지만, 한국의 여론은 대마에 대한 뚜렷한 우려를 드러낸다. 한국리서치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기호 목적의 대마 합법화를 반대했고, 의료 목적의 대마도 처방전 없이 자유롭게 구매하는 것은 77%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높아진 경각심을 반영하듯 대마사범의 징역형 비율은 2018년 22.7%에서 2022년 26.5%로 완만하게 우상향으로 상승 중이다. 실형기간 역시 2년 미만~3년 미만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실형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렇게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를 통해 전반적인 마약류사범 발생 현황과 판결 경향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질문이 있다. 매매·알선, 투입·흡약 등 행위 유형별 판결 결과는 어떨까? 재범 여부가 양형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클까? <로웨이브> 편집부는 엘박스 법률분석팀과 함께 한걸음 더 들어가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마약류사범 판결 경향 분석> 시리즈

1편. 마약 징역형 선고율 1.7배 상승 (현재 기사)

2편. 대마 재범, 초범에 비해 징역형 선고율 5.8배 상승


editor 최혜진
designer 임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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