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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1두33470 판결
김상민 변호사
2024.05.22

<로웨이브> 1기 전문위원이 전문분야의 판례를 해설해 드립니다. 

 

회사가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1두33470 판결

사실관계

이 사건 참가인은 1992. 1. 27. 완성차 제조업체인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 3. 7. 해고되었다. 해고 사유는 '근무 성적과 태도가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어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참가인은 과장으로 승진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1년 동안 5단계 등급(S, A, B, C, D) 중 C 내지 D등급을 받았다. 원고 회사는 2009년부터 간부사원 전체 약 12,000명 중 직전 3개년도 누적 인사평가 결과가 하위 1% 내지 2% 미만에 해당하는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하여 PIP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는데, 참가인은 8년간 총 7차례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참가인이 2017년 PIP 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직전 3년간 인사평가 결과는 전체 간부사원 11,229명 중 11,222위였고, 2017년 PIP 교육평가 결과는 대상자 44명 중 41위였다.

또한 참가인은 2011년 5월, 2014년 1월 및 2016년 4월 총 3회에 걸쳐 근무 성적 및 태도 불량을 이유로 정직 2개월 또는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2014년 징계처분을 받은 이후에는 소속 부서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원가절감 업무만을 담당하였다.

주요 쟁점 및 사건의 경과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해고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근로자의 저성과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지가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고, 이 사건도 이를 다루고 있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재직하면서 받은 평가등급 등에 비추어 근무 성적과 태도가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어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해당하는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해고하자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였고 1심 및 2심 법원 역시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였다.

판례 해설

대법원은 저성과자 해고에 관한 선행 판례(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에 따라 다음과 같은 법리를 제시하였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무 성적이나 능력이 불량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한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성적이나 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이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 그에 따라 요구되는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근로자의 성적이나 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 성적이나 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점을 종합하여 ‘대상자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① 참가인은 해고 당시 입사 25년 차이자 12년 차 과장으로서 그 직책과 경력에 따른 성과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점 

② 참가인은 인사평가에서 지속해서 낮은 등급을 받는 등 근무 성적이나 능력이 부진한 기간이 11년으로 상당히 장기간이고, 특히 이 사건 해고 전 약 3년간의 인사평가 결과는 11,229명 중 11,222위로 최하위 그룹에 속하며, 실적도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편이었던 점 

③ 2017년 인사평가에서 약간의 개선이 있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업무능력이 미흡하고 스스로 본인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부여하기도 하였으며, 2017년 PIP 대상자 평가에서조차 44명 중 41위를 기록한 점 

④ 참가인은 PIP 현업수행 기간에도 업무지시를 받고도 목표만 세워놓고 시행하려는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는 등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를 매우 미흡하게 처리하였고, 다른 팀원들과 협업하거나 조직에 전혀 융화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점 

⑤ 회사는 참가인에게 PIP 교육을 7회나 실시하는 등으로 개선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고, 대상자와의 면담에서 대상자가 기존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그 의사를 존중하여 직무재교육 기회를 7회나 제공하였음에도 업무 능력이나 성과가 개선되지 않은 점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통하여 저성과자 해고에 관한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구체적인 사건에서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함으로써 해당 법리를 보다 구체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저성과자 해고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근로자의 경력, 직책 및 담당 업무, 인사평가 결과, 개선을 위한 노력 및 결과, 개선의 기회 부여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심판결은 참가인에게 적용된 취업규칙 규정인 ‘근무성적과 근무태도가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어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경우’의 의미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보았다.

근로자의 근로제공 의무의 이행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근로제공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일신상의 사유가 현저히 드러나는 경우에만 해고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배치전환을 하는 등 참가인에 대한 고용 유지 내지 해고 회피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대법원은 이를 법리오해라고 하였는데, 이는 원심판결이 저성과자 해고의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하였다고 지적한 것으로 이해된다. 여기에 더하여 노동위원회 단계부터 2심판결까지 4차례 모두 부당해고로 인정되었음에도 대법원이 달리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저성과자 해고에 관한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으려는 것으로도 이해된다.

전문위원의 인사이트

저성과자 해고 이슈는 히스토리가 있다. 먼저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가 가능하냐는 논란이 있었다. 그동안 해고 법리는 근로자의 잘못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 회사 경영상의 사유를 이유로 한 정리해고로 구분되어 선례가 축적되어 왔다. 저성과는 근로자의 능력이 부족할 뿐, 잘못은 아니라는 점에서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는 징계해고로 보기 어려웠다. 보통 통상해고 또는 일반해고라는 불리며 그것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경우 가능한지 논란이 많았다. 이러한 논란과 추후 절차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많은 기업이 실제로는 저성과를 이유로 하면서도 징계의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사안에서 저성과뿐만 아니라 징계사유가 함께 존재했던 것도 징계의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제23조 제1항을 통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해고를 제한하고 있을 뿐 해고 사유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도 당연히 가능해 보인다. 또한 그동안 법원은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 않았다. 근무 태도나 성적이 극히 불량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징계사유로 하는 해고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객관적으로 불량한 근무 태도나 성적이 일정 기간 지속되어야 하고, 교육, 지도 및 배치전환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장래에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판시를 근거로 들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14. 2. 7. 선고 2012나92571 판결, 상고 미제기로 확정). 다만 저성과는 근로계약의 불완전 이행에 해당하고 직장질서나 복무규율에 반하는 것은 아니므로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견해도 있었고, 저성과라는 기준이 모호하므로 근로자 보호라는 정책적 관점에서도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는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있었다.

2016년에 고용노동부가 공정인사지침을 발표하였고, 동 지침에서 저성과자 해고가 정면으로 다루어지면서 관련 논의가 급격히 증가했고 노동법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었다(다만 공정인사지침은 2017년 폐기됨). 그러던 중 대기업에서 저성과를 이유로 통상해고를 한 사례가 발생하여 저성과자 해고 이슈가 정면으로 다루어졌고, 지방노동위원회부터 서울고등법원까지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6. 7. 14. 선고 2015구합1283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 11. 선고 2016누58064 판결, 상고 미제기로 확정). 해당 사안에서 법원은 극단적으로 낮은 인사평가, 개선의 의지나 노력이 없음, 회사의 기회 제공 등이 정당한 해고로 판단하는 요소로 언급하였으나,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지 않아 확고한 법리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이후 대법원 2021. 2. 5. 선고 2018다253680 판결이 선고되면서,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가 가능하다는 점과 그 기준이 법리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저성과의 원인은 개인의 능력에 있을 수도 있고, 기업의 인력 운용상 미숙함에 있을 수도 있는데 조직에서 저성과의 평가를 받는 것은 개인으로서도 불행이고, 기업으로서도 경쟁력 약화, 조직의 선순환 저해를 초래하는 불행한 일이다. 무조건 근로관계의 지속을 강제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면 이를 다소 유연하게 볼 필요가 있는데 이 점에서 저성과자 해고 법리가 정립된 것에는 큰 의의가 있다.

위 대법원 판결이 제시한 기준은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 그에 필요한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근로자의 성적이나 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성적이나 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등이다. 이에 단순히 성과가 부진하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성과부진의 정도, 기회부여 및 기회부여 이후 개선 노력 여부가 중요하게 고려된다. 따라서 단순히 성과부족만으로 해고할 경우 부당해고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저성과자 해고 법리가 확립된 이후 선고된 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다251486 판결을 실례로 들 수 있다. 2015년에 시행된 2014년 하반기 인사평가에서 254명 중 253위, 다면평가에서 35명 중 33위의 저조한 평가를 받은 근로자를 대기발령하고, 대기발령기간 동안 수행한 과제 및 평가에서도 저조한 결과를 낸 근로자를 해고한 사안에서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원심이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능력의 부진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는지, 그 부진의 정도가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는지, 나아가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운지, 회사가 근로자에게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 성적이나 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단지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정당하고 대기발령 기간 동안 원고의 근무 성적이나 능력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하였다면서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이다.

한편 회사의 기회 부여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지, 실제 배치전환까지 실시해야 하는지 논란이 있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성과자를 배치전환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배치전환을 하는 등 참가인에 대한 고용 유지 내지 해고 회피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면서 “배치전환을 공식적으로 제안하거나 전보발령을 단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최근 하급심 법원에서도 전환배치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사례도 있다(서울고등법원 2024. 3. 22. 선고 2023나2024051 판결, 상고심 계속 중). 저성과자 관리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시이다.

저성과자 해고 법리가 정립된 후 사례들이 생기고 있으나 징계해고 사안에 비하면 선례는 턱없이 부족하고, 법리적용을 통한 기준의 구체화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상판결이 원심의 법리오해를 설시함과 동시에 해고가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 만한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설시한 것은 기준의 구체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illustrator 이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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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변호사
김상민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37기로 수료하고 2011년부터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인사노무 분야의 각종 소송 및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근로복지공단 가입자격심사위원회 위원,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TF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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