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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광고가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지 여부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2005다5836, 2005다5829 판결
박철규 변호사
2024.02.21

'2023년 엘박스에서 가장 많이 복사된 판례' 의 담당 변호사가 직접 판례를 해설해 드립니다. 

 

 

분양광고가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지 여부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2005다5836, 2005다5829 판결

사실관계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파주시 아동동 소재 팜스프링 아파트(이하 “본건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며 피고는 분양자이다.

피고는 분양광고를 통하여 본건 아파트에 온천이 나온다고 설명하였고, 분양광고에서 본건 아파트 단지에 테마공원 및 유실수 단지가 있다는 점, 원목마루로 시공된다는 점, 입주자들이 콘도회원으로서 콘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였으며, 일산~금촌 간 4차선 도로가 8차선으로 확장된다거나 파주에 서울대가 이전된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본건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대규모 공동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를 원고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본건 아파트에는 온천이 나오지 않았고, 테마공원 및 유실수 단지나 원목마루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콘도회원권은 소수만 매입하여 입주민들이 충분히 사용하기 어려웠고 일산~금촌 간 도로 확장, 서울대 이전도 사실과 달랐다.

이에 원고들은 분양광고의 내용과 같은 아파트를 공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허위광고를 이유로 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

주요 쟁점

가. 분양광고가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지 여부


통상적인 계약에서 광고가 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나 대규모 아파트 분양의 경우에는 분양계약서에 분양목적물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분양광고에 분양목적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기재되어 있었다. 이에 수분양자들은 분양계약서가 아니라 분양광고에 근거하여 분양목적물을 특정하였다. 그런데 분양자가 분양광고를 그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분양광고를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시켜서 분양광고 위반행위를 채무불이행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분양광고가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 최초의 대법원 판례이다.

나. 분양자가 고지해야 할 의무의 범위 관련

부동산거래에서는 입지와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그래서 분양자들은 통상적으로 분양에 유리한 내용은 적극 홍보하지만 분양에 불리한 내용은 전혀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선분양제가 일반적이고 분양목적물의 소재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모델하우스만 방문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에서 수분양자들은 입주 이후에야 불리한 입지와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경우에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가 아니라 단순히 불리한 내용을 침묵하는 경우에도 분양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아파트 분양에 있어서 분양자가 고지할 의무의 범위를 명시적으로 판단하여 단순히 불리한 내용을 침묵한 경우에도 분양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사건의 경과

제1심인 의정부지방법원은 분양계약서에 분양광고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였고, 본건과 같은 정도의 허위내용이 포함된 분양광고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아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였으며 공동묘지의 존재를 고지하지 않은 것도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다.(의정부지방법원 2004. 2. 16. 선고 2001가합8346, 2002가합1045, 2003가합2014 판결)  다만 의정부지방법원은 콘도회원권 광고의 경우에는 1인 1구좌를 제공하는 것으로 분양광고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제1심 판결에 대하여 원고들과 피고는 모두 항소했다. 서울고등법원은 광고의 내용이 그대로 분양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은 아니고 광고의 내용을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비로소 분양계약의 내용이 되며 본건의 경우 분양계약서에 분양광고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온천에 관한 광고, 테마공원 및 유실수 단지나 원목마루도 존재하지 않았고, 일산~금촌 간 도로 확장, 서울대 이전에 관한 광고는 불법행위라고 판단하였으며, 콘도회원권에 관한 광고는 제1심 판결과 마찬가지로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공동묘지의 경우, 원고들이 분양목적물의 권리확보에 장애가 되지 않으므로 피고가 이를 고지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서울고법 2004. 12. 7. 선고 2004나22577, 22584, 22591 판결)

이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가 모두 상고를 하였다.

대법원은 분양계약의 목적물인 아파트의 외형·재질에 관하여 분양광고는 분양계약의 내용이 되고, 부동산 거래에 있어 거래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면서 분양광고의 내용이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2005다5836, 2005다5829 판결)

판례 해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광고는 청약 유인에 불과하고 광고에 다소의 과장 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일반적인 법리에 따르면 청약의 유인에 불과한 광고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다소 과장되더라도 책임을 부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분양·후시공의 방식으로 분양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거래사례에 있어서 분양계약서에는 동·호수·평형·입주예정일·대금 지급방법과 시기 정도만이 기재되어 있고 분양계약의 목적물인 아파트 및 그 부대시설의 외형·재질·구조 및 실내장식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분양자들은 분양광고나 모델하우스 등을 기초로 분양목적물을 특정하였다.

이러한 거래관행에 따라 대법원은 분양계약의 목적물인 아파트에 관한 외형·재질 등이 제대로 특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체결된 분양계약은 그 자체로서 완결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분양광고의 내용, 모델하우스의 조건 또는 그 무렵 분양회사가 수분양자에게 행한 설명 등이 비록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그러한 광고 내용이나 조건 또는 설명 중 구체적 거래조건, 즉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수분양자가 분양자에게 계약내용으로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사항에 관한 한 수분양자들은 이를 신뢰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고 분양자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분양계약 시에 달리 이의를 유보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자와 수분양자 사이에 이를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즉, 분양계약의 목적물인 아파트의 외형·재질에 관한 분양광고는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본건 사례의 경우 온천, 바닥재(원목마루), 유실수 단지 및 테마공원 광고는 분양광고의 내용으로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콘도회원권 광고는 분양목적물인 아파트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부대시설에 준하는 것이고 또한 이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양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광고 내용 중 도로 확장 등 아파트의 외형·재질과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통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수분양자들 입장에서 분양자가 그 광고 내용을 이행한다고 기대할 수 없는 것은 광고 내용이 그대로 분양계약의 내용을 이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분양자가 고지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에 관하여도 기준을 정했다. 부동산 거래에 있어 거래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으며, 그와 같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직접적인 법령의 규정뿐 아니라 널리 계약상, 관습상 또는 조리상의 일반원칙에 의하여도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아파트 분양자는 아파트단지 인근에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는 사실을 수분양자에게 고지할 신의칙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본건 대법원 판결은 분양광고 중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분양자가 고지해야 할 내용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본건 대법원 판결은 이후 수분양자의 분양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었으며, 수분양자들이 분양광고를 이행하지 않은 분양자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다.

담당 변호사의 직강 포인트

본건 대법원 판결 이전의 하급심 판결들은 분양광고가 청약의 유인이라는 일반원칙에 매몰되어 실제 아파트 거래관행을 고려하지 않고 분양광고를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건 대법원 판결은 분양계약에 목적물인 아파트 및 그 부대시설의 외형·재질·구조 및 실내장식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지 않고 분양광고나 모델하우스에 이를 표시하는 거래관행을 반영하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고려하여 법률행위를 해석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본건 대법원 판결은 이후 분양자와 수분양자들 사이의 분쟁에서 중요한 해석의 기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분양자들은 분양광고나 모델하우스도 분양계약의 내용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분양광고나 모델하우스의 내용을 준수하려고 노력하여 실제 거래행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illustrator 이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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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규 변호사
박철규 변호사의 주된 업무분야는 건설·부동산 분야의 소송 및 자문이다. 박철규 변호사는 2002년부터 법무법인 (유한) 태평양에서 재건축·재개발사업, 민간투자사업, 플랜트사업, 주택건설사업, 정부조달공사 등 다양한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소송 및 자문을 수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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