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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간 불법촬영 징역 선고율 평균 21.8%
비연인관계 대비 78% 높은 비율
2024.02.22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텔레그램 성 착취 방’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일련의 법 개정이 있었다. 2020년 9월,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정비 발표했는데, ‘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에 대한 형량범위는 아래와 같이 정해졌다. 

실제 불법촬영 사건에서 어떤 선고가 내려지는지 경향을 파악하고, 한 발 더 들어가 연인 사이에서 벌어진 불법촬영 사건의 경우 선고 비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엘박스 법률분석팀과 상세 분석을 진행했다. 


STEP 1. 데이터 샘플링 

먼저 엘박스가 보유한 지방법원 1심 판결문 중 사건명에 아래 범죄가 포함되는 판결문을 추렸다.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

주문, 이유 등 판결문 내용을 데이터화 할 수 있는 판결문만 한번 더 추리고, 성폭력, 강간, 절도 등 여타 범죄를 동시에 저지른 사례는 제외시켰다. 그렇게 2013년~2022년 단일범 사건 1만179건을 분석했다. 매해 1000건~1500건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한 셈이다. 

 

STEP 2. 비연인관계 불법촬영 범죄 - 선고형 비율 분석  

먼저 비연인관계에서의 불법촬영 범죄의 연도별 선고형 비율을 살펴보았다. 지난 1편 기사에서 확인한 경찰청  ‘카메라등이용촬영범죄 발생 검거건수 및 검거인원 현황’ 통계와 분석 기간을 맞추기 위해 2013년 데이터는 제외시켰다. 

먼저 짚어봐야 할 점은 각 선고형의 변화 추세다. 2014년에서 2022년까지 벌금형 비율은 급격히 줄고, 집행유예 비율은 급격히 늘었다. 징역형 비율은 해마다 상승했지만, 불과 10%대 초반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르면 10명 중 9명은 벌금과 집행유예를 받는다는 의미다. 

 

이는 그나마 재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불법촬영 범죄를 저질러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으면 판결을 받을 일도 없다. 그런데 대검찰청의 범죄 분석 통계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범죄’ 기소율을 조사하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2014년~2022년까지의 기소율 평균이 45.9%로 조사된 것이다. 불법촬영 범죄자 절반 이상이 재판도 받지 않고 풀려난다. ‘텔레그램 성 착취 방’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에 반짝 올랐던 기소율은 최근에는 심지어 40%대 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연인 사이에서 벌어진 불법촬영 범죄에 대해서는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까? 분석을 위해 먼저 거쳐야하는 작업이 있었다. 

 

 

STEP 3. ‘교제하는 사이’의 정의 

성범죄에서 피의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양형인자가 아니며 판결문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이에 엘박스 법률분석팀은 ‘부부, 사실혼, 법률혼, 내연, 이혼, 동거, 연인, 교제, 사귀, 헤어, 이별’ 같은 관계를 정의하는 표현이 나오면 해당 사건은 교제하는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정의하기로 결정했다. 1만179건 판결문을 사람이 일일이 읽고 분류할 수 없기에 규칙 기반으로 데이터 분류를 진행한 것이다. 때문에 극히 일부의 가능성이지만, 해당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되 성격이 다른 사건이 교제하는 사이의 사건으로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 

 

STEP 4. 교제하는 사이 불법촬영 범죄 - 선고형 비율 분석  

이렇게 교제하는 사이에 해당하는 총 997건의 판결문을 확보해 연도별 선고형 비율을 분석하니 아래의 결과가 나왔다. 눈에 띄는 점은 비연인관계 불법촬영 범죄와 비교했을 때 벌금형 비율이 현격히 낮고, 징역형 비율이 다소 높다는 점이다. 일례로 2022년 비연인관계 불법촬영 범죄의 징역형 비율은 10.8%이지만, 교제하는 사이에서는 징역형 비율은 16.1%이다. 샘플수가 적었던 2014년~2016년까지 데이터는 제외하고 2017년의 징역형 비율 6.2%와 비교하면 약 2.5배 늘어난 수치다. 

 

 

STEP 5. 패턴 관측   

비연인관계 불법촬영 범죄와 교제하는 사이에서의 불법촬영 범죄 선고형 비율을 연도별 그래프로 비교해 보기로 했다. 단, 교제하는 사이 샘플수가 적었던 2014년~2016년 데이터는 제외했다. 벌금, 집행유예, 징역 각각 비교한 결과 다음과 같은 패턴이 포착되었다. 

 

 

 

 



벌금형은 비연인관계 불법촬영 사건이든 교제하는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이든 동일하게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최근으로 올수록 선고 비율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교제하는 사이의 벌금형 선고 비율은 비연인관계의 벌금형 선고 비율에 비해 늘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집행유예는 반대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다. 최근으로 올수록 선고 비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미세한 차이이긴 하지만, 교제하는 사이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비율이 비연인관계 집행유예 비율에 비해 늘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징역형 역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점점 선고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앞서 살펴보았듯 불법촬영 범죄에서 징역형 선고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인데, 교제하는 사이로 좁혀 보면 징역 비율이 상승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교제하는 사이에서는 강요, 협박 등을 동반한 경합사건 비율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STEP 6. 인사이트 도출    

불법촬영 범죄의 경합사건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성폭력, 강간, 추행, 협박 등 동종경합사건을 포함하여 샘플을 한번 더 분석했다. 비연인관계 판례 12890건, 교제하는 사이 판례 817건을 비교했다. 

비연인관계의 경우 경합사건이 20.9%, 단일사건이 79.1%였고, 교제하는 사이의 경우 경합사건 32.6%, 단일사건이 67.4%로 조사되었다. 선고형 비율은 아래와 같이 차이를 보였다. 


 

 

교제하는 사이의 경합범죄 중 빈도가 높은 범죄는 협박, 강간, 준강간 등의 중범죄였고, 비연인관계에서는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 준강제추행의 경합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시 말해 친밀한 사이에서 벌어진 불법촬영이 오히려 사건의 중대함 측면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로웨이브> 편집부는 이번 취재를 하면서 불법촬영 재범율이 64.1%에 육박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번 판결 경향 분석 시리즈가 불법촬영, 특히 친밀한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재료가 되길 희망한다.


<연인 간 불법촬영 판결 경향 분석> 시리즈

 

1편. 연인 간 불법촬영 검거인원 417% 증가 

2편. 연인 간 불법촬영 징역 선고율 평균 21.8% (현재 기사)
 


editor 최혜진
designer 임이레 
데이터 제공 및 분석 엘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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